민주노총 조합원 21대 국회 비례후보 합동 기자회견 열려

노동당, 민중당, 정의당 등 민주노총 조합원 21대 국회 비례후보들이 13일 오전 서울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합동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존중국회와 적폐청산국회, 반전평화국회를 실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민주노총이 13일 오전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동당과 민중당, 정의당 등 3개 진보정당 비례후보 9명을 소개했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13일 노동당, 녹색당, 민중당, 사회변혁노동자당, 정의당 등 5개 진보정당과 대표자 연석간담회를 열고 4.15총선에서 노동존중국회, 적폐청산국회, 반전평화국회를 실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어 민주노총은 이들 5개 진보정당을 '민주노총 지지정당'으로 결정, 사회 대개혁을 위한 의제를 논의하고 총선 이후에도 정책협의, 입법협의, 정례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이날 합동 기자회견은 민주노총이 각 진보정당에서 총선 출마가 결정된 비례후보들을 소개하는 자리다. 노동당에서는 이갑용 후보(전 현대중공업 노동자, 전 민주노총 위원장)가 나왔고 민중당에서는 김해정 후보(현 학교비정규직 급식노동자), 이상규 후보(현 민중당 대표, 전 건설노동자), 김기완 후보(현 마트노동자) 등이 소개됐다.

정의당으로 출마한 다섯 후보는 류호정 후보(전 IT노동자), 강은미 후보(전 부대표, 공공운수노조 조합원), 이은주 후보(현 서울지하철노조 역무원, 공공운수노조 조합원), 양경규 후보(전 민주노총 공공연맹 위원장), 박인숙 후보(전 민주노총 여성위원장, 전 인천지역본부 부본부장)이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국가적 재난과 다를 바 없는 20대 국회를 새롭게 만들고자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직접 정치 일선에 섰다. 이들은 지난해 말 민주노총을 대한민국 제1노총으로 만든 청년과 여성, 비정규직, 공공부문 노동자들"이라며 "오늘 참석한 후보들은 오랜 시간 자신을 희생하며 공공부문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노력해온 사람들이다. 이들을 민주노총 조합원과 국민 여러분에게 소개하고 지지를 호소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지난 시기 민주당과 적폐정당인 미래통합당이 1번과 2번을 나눠 가지며 한국정치의 기득권을 누려왔다. 이 지점이 한국정치사의 부정, 부패, 비리의 온상이었다"라고 비판하며 "이런 흐름을 바꾸고자 새로운 정치제도를 내놨지만, 이마저도 두 거대 정당이 더 많은 의석을 차지하기 위해 다투는 꼴이 됐다. 최소한의 정치개혁 단초조차 없애려 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노동자를 대변하는 군소정당이 국회에 진출해야 한다. 청년과 여성, 비정규직이 국회에 진출해 그 기득권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 그 과정에 국민들의 힘이 필요하다"라며 "노동현장 최일선에서 투쟁하는 민주노총 후보들에게 국민들의 지지와 성원, 관심, 표를 부탁한다. 그 표가 지금의 기득권을 무너뜨리는 함성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민중당, 정의당, 노동당 순으로 비례후보 9명이 각자의 소개와 짧은 발언을 했다.

김해정 민중당 후보는 "학비노동자의 출근투쟁, 돌봄노동자의 과로, 택배노동자의 안전 등 국가재난에서도 제외되는 비정규직의 삶을 보며 국회에 나서야 할 이유를 다짐했다"라며 "0.1% 재벌이 가진 기득권을 자신이 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에게 돌려주기 위해 출마했다"라고 말했다.

이상규 후보는 "코로나19 사태를 바라보며 노동권을 기본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어떤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라며 "노동자가 건강해야 대한민국도 건강하다. 민중당은 노동자의 힘으로 반드시 총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완 후보는 "민주노총 스스로가 정치의 주인으로 나서야 한다. 청탁하는 노동자가 아니라 직접 이루는 민주노총이 돼야 한다"라며 "노동자 직접정치로 힘을 키울 때 민주노총이 가장 힘 있는 세력이 될 것이다. 노동자 직접정치의 기수가 되겠다"라고 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정의당 후보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류호정 후보는 "4대보험과 야근수당을 받지 못해도 시키는 대로 일을 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작은사업장 노동자들과 청년노동자들이 겪고 있을 문제"라며 "전태일법을 통과하고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또 더 많은 청년이 참여할 노동조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미 후보는 "촛불혁명으로 노동자들의 삶이 많이 달라졌을 거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노동자들의 삶은 더 어려워졌다"라며 "노동자가 죽어야만 하는 상황을 변화하지 않고서는 노동자에게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은주 후보는 "기업의 울타리를 넘어 일하는 모든 사람이 살 수 있는 더 좋은 세상을 책임지고자 나섰다"라며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기반은 일하는 모든 시민들에게 있다"라고 다짐을 전했다.

양경규 후보는 "이윤보다 인간, 또 사회적 가치인 연대와 협동의 확장을 국회와 한국사회에서 발현하기 위해 나섰다"라며 "국회 안에서 운동과 정치의 결합을 보여줄 것이다. 정치가 사회운동과 결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후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인숙 후보는 "바이러스는 누구에게나 평등하다고 하지만 우리가 직면한 건 불평등한 현실뿐"이라면서 "이번 총선에 임하는 목표는 이런 불평등을 해결하고 정치의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다. 다양한 사람들이 국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나선 이갑용 노동당 후보는 "황교안이 태극기 부대를 이끌고 국회 안에서 농성해도 괜찮지만 민주노총 위원장은 거리에서 집회만 해도 감옥으로 보내는 현실"이라며 "우리에게 부족한 게 있다면 더 직접적인 싸움을 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노총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또 황교안보다 나은 국회의원이 되겠다"라고 말했다.